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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기업 ‘빅뱅’ 막 오르다] 학생·학교·지역사회 모두 ‘윈-윈’


 
‘학교기업’이 뭐야? 연세우유, 건국우유 같은 거야? 이렇게 생각할지 모를 독자를 위해 잠시 설명하면 △기업 운영 △교육 재정 기여라는 공통점은 같지만 학교기업은 △연구·개발 △현장 실습이라는 교육적 목적을 지녀야 한다. 연세우유·건국우유 같은 사업은 단순히 ‘재단 수익 사업’이라고 얘기한다.
학교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연구·개발 능력이다. 연구·개발 능력은 사업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품화 노하우만 살짝 덧붙이면 바로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매출이 높은 학교기업들은 기존의 연구·개발 능력을 활용한 케이스들이다.
 
수원여대의 ‘식품분석연구센터’는 품질 검사 및 시험으로 30억~4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상대 ‘GAST(가스트)’는 유전자 키트를 이용해 한우의 이력을 식별할 수 있도록 했고 직접 한우를 사육하기도 한다. 전북대 ‘전북대햄’은 오리와 유기농 돼지를 이용한 햄 제조, 전주대 ‘궁중약고추장’은 직접 고추장을 담가 판매하고 있다.
학교의 연구·개발 능력이 가장 큰 원동력
학교기업은 설립 목적을 ‘실무 적합형 인재 육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회계를 교양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대학이 나올 정도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대학 교육의 중요한 화두가 됐다. 학교기업도 학교와 기업 사이의 간극을 채우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직업교육의 현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오랫동안 현장 실습을 법령으로 규정해 의무화하고 있지만 산업체의 수용 능력 부족과 소극적 태도, 지원 대책의 미흡 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장성 체득도 현장 실습에 국한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학교기업은 학생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판매하면서 현장에서 요구되는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학교기업의 주체는 학교다. ‘교내 벤처’처럼 학내 구성원이 기업을 설립하고 학교가 지원하는 형태와는 다르다. 사적 이익을 배제하고 교육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학교기업협의회의 김무성 회장이 경희대에서 처음 ‘한방재료가공’을 설립할 때는 교수와 직원 등 학교 구성원들이 출자한 주식회사로 등록한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기업의 형태를 100% 학교 소유로 해야 한다고 정한 뒤 다시 경희대를 설립 주체로 해 신고한 바 있다.
 
김무성 회장에 따르면 학교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섯 가지다. 김 회장이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 대표 출신이어서인지 사례를 설명하며 경희대 사례를 근거로 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뒷부분의 성공 사례 분석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첫째, 고용 창출 효과입니다.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의 현재 직원 수는 17명입니다. 학교기업이 없었다면 이들이 어디 가서 일을 했겠습니까.
둘째, 학생 창업입니다. 학교기업에서 비정규직으로 여름 3개월을 일하면 등록금만큼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학생이라도 정규직과 같은 월급을 줍니다.
물론 일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아르바이트처럼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연구·제조·판매·마케팅을 하니 창업의 노하우를 잘 알게 됩니다.
셋째, 실습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키웁니다. 학교에서 아무리 많이 배워도 기업에 가면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연수를 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여기에서 일한 학생은 같은 직종으로 가면 바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넷째, 학교 재정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사학의 경우 등록금 외에 수입이 많지 않습니다. 학교기업이 크면 새로운 수입원이 생깁니다.
다섯째, 학교 홍보에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홈쇼핑 방송에서 제품을 판매하면 학교 이름도 계속 언급되면서 홍보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학교기업의 효과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 학습과 일이 밀접하게 연계돼 직업 준비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둘째, 산업체 중심의 현장 실습에서 벗어나 학교 중심의 현장 실습을 할 수 있다. 셋째, 학생과 학교가 동시에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학교기업 활성화 방안 연구, 1999)
 
‘사내 갈등’ 대처 방안도 마련해야

학생들은 제품을 생산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방법 그 자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격 결정, 예산 관리, 기자재 구입, 재고관리, 교대 근무, 사업 홍보 등을 수행하면서 해당 분야의 산업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배우게 된다. 학생이면서 직장인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학생들의 동기 유발과 학업 성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학교기업과 같은 현장 중심의 학습은 다양한 맥락 또는 상황에서 학습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생산 활동에서 발생하는 실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 이는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필수적으로 접하게 되는 문제를 스스로 또는 동료 학생과 협력해 풀어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며 해결이 어려울 경우 교수나 현장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문제 해결 상황은 학생에게 우연히 발생할 수 있지만 학교기업에서 교수가 의도적으로 과제를 부여해 이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또 시간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학교기업의 업무는 정해진 시간 내에 행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또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스스로의 시간 관리능력도 키울 수 있다. 학생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양의 제품을 생산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식해 작업장에서의 시간 관리에 대한 의미를 터득하게 된다.
경제적 측면에서 학생은 일을 통해 소득을 얻게 되고 학교도 재정수입을 얻을 수 있다. 또 지역사회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기업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우선 학생들이 기업 활동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나머지 학업에 배분해야 할 시간까지 부족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휴학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학교기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보다 사회 진출이 늦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학교기업은 기업처럼 업무 매뉴얼이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표나 임원 역할을 하는 교수가 누구로 바뀌느냐에 따라 분위기나 업무 스타일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식화된 교육과정과 운영 지침 등을 구비해 인적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직장 생활이라는 것은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병행되게 마련인데, 학생은 이것을 참고 견뎌야 할 동기가 부족하기 쉬운 것이다. 결국 숙련 노동자로 성장하지 못하고 미숙련 노동자들로만 학교기업이 운영되는 한계가 생길 수 있다.
학교기업의 사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도 과제다. 어느 기업 조직이건 상사와 부하, 동료, 간부들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고 학교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업무 배분이나 성과 배분 등에 따라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 한국경제매거진